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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뮤지컬, 연극

2025.06.21 뮤지컬 ‘구텐버그’ 최민우, 선한국, 김병준

by ble_post 2025.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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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뮤지컬!

오늘도 P님의 은혜!

그리고 한국씨!

배니싱을 다음으로 3달 만에 한국씨를 만나러 갔다!

그 이름도 ‘구텐버그’!

인쇄기를 발명한 '요한 구텐버그'를 주제로 한 뮤지컬 대본과 노래를 만든 ‘더그’와 ‘버드의 이야기다!

정확히는 그들의 이야기보다는 그들이 뮤지컬에 대해 발표하는 걸 우리가 보는 느낌이다.

내가 처음 경험해본 걸지도 모르지만 시작부터 조금 독특했다.

시작하기 10분 전에 배우들이 무대에 나와서 소품 정리를 하는 것 아니겠는가!

모자의 위치를 바로잡고, 위에 있는 고양이 인형을 구출하며, 이상한 곳에 꽂혀있는 거대 성경책을 꺼내드는 것이다!

평화롭게 지나가는 듯 했으나... 그 짧은 10분 동안 사고가 일어난다.

한국 배우님이 볼에 벌이 쏘여서!

손으로 오른쪽 볼을 가리고 계셨다.

그 과정에서 위에 올려져 있던 성경책을 꺼내다가

놓쳤는데!

바닥에 버려진 성경책!

충격을 받고 토라져버리고 만다!

장식이 떨어져 너덜너덜해져버린 것이다!

배우님들이 순간 긴장. 상태가 돼서 어..어떡하지. 괜찮나. 하다가 결국 성경책은 무대 뒤에 갔다가 다시 나왔다 ㅋㅋㅋㅋㅋ

그래도 시작 전에 수리가 돼서 다행이었다.

최민우 배우님이 한국 배우님이 벌에 쏘였으니까 그의 발음을 더욱 잘 들어달라고 해서 웃었다 ㅋㅋㅋ

 

그렇게 얼렁뚱땅 극이 시작되었다!

극의 시작은 피아니스트 ‘김병준’님의 등장!

마이크를 들고 이것저것 안내 해주셨다.

일부러 그런 톤을 의도하신 건지, 긴장해서 그런건진 모르겠지만 어린 아이가 마이크 들고 또박또박 말하는 느낌이었다.

피아니스트니까 무대에서 말하는 일보다 연주하는 일이 많을테니까,

그냥 긴장하셔서 그런건가? 싶었다 ㅋㅋㅋㅋㅋ

그리고 그 뒤로,

배우를 구하지 못했다면서 각본가와 음악가가 직접 뮤지컬의 진행을 보여주겠다면서 연기를 시작했다.

역할 구분은 어떻게 하냐고요?

바로 이 모자를 통해서!

이 '구두닦이 개' 모자를 쓰면 개가 되는 겁니다!

하고 버드한테 모자 씌워주니까 버드가 강아지가 됐다!

더그가 뭘 던졌더니 버드가 가져왔다.

두발로 가져오니까 개는 네발인데 왜 두발이냐고 또 던져서 가져오라고 하고 ㅋㅋㅋㅋ

억울했던 버드는 모자를 벗어서 더그한테 씌웠다.

본인도 물건을 던져서 가져오게 할 속셈으로.

그러나 더그가 모자를 쓰는 순간, 그는 사나운 개로 변해서 바로 물어버릴 것처럼 버드를 몰아붙였고!

결국 잔뜩 쫄은 버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냥 사나운 개랑 마주한 사람이 됐다

더그의 사나운 개 연기가 정말 진국이었다b

총 2막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파트의 시작과 끝을 간략하게 이야기로 보여주는? 형태였다.

좀 독특하다고 느끼긴 했다.

이런 구성으로도 뮤지컬이 진행될 수 있구나.

그리고 이런 게 계속 올라오는구나....

그렇다. 솔직히 말하면 내 기준으로 극이... 재밌진 않았다.

그러니까 뭐라고 해야하냐.

내용이 재밌진!? 않았다.

 

 

하지만!

배우들이 하는 연기나 차력쇼가 사람을 웃게하는 힘이 있었다.

어떻게든 웃기려고 노력하는 배우들을 보다보면

안쓰럽다는 기분과, 애쓴다라는 생각과 함께 웃음이 터져나온다.

아무튼 웃음은 나온다.

그게 적막에서 나오는 어색함에 웃겨서건, 저 배우가 하는 행동이 웃겨서건, 이야기가 재밌어서건 아무튼 이유야 무엇이든 웃으면 되는 것 아닌가?

지친 하루의 끝에 배우들이 온몸을 이용해서 웃기려고 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특히 의성어나 의태어를 적절한 때에 사용하는 것이 꽤나 재치 넘쳤다.

최민우 배우님이 꽃 파는 소녀로 웃음소리 내는 거랑 젊은 수도사로 하는 모든 행동들이 웃겼다 ㅋㅋㅋㅋㅋ

개인적으로 개그 때문에 싸하다고 느낀 적은 거의 없던 것? 같다.

 

여기서부터 생각나는 디테일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다.

대부분 '그런 컨셉이시군요.' 라는 느낌으로 봐서 많이 적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일단 가장 먼저 떠오르는건 버드그만의 인연 찾기? 였다.

갑자기 머리를 쓸어올리며, 조금 멋진 표정을 짓더니 사람을 찾는 것이다.

객석에서 두 분정도? 골라서 지목한 것 같은데, 그분들이 정색을 했는지

너무 싫어하는 거 아니냐는 식으로 말한 게 웃겼던 기억이 난다 ㅋㅋㅋㅋ

아니 근데 진짜 머리 쓸어올리면서 치명적인 표정 같은 거 짓는뎈ㅋㅋㅋ 아 킹받곸ㅋㅋㅋㅋ 와중에 잘 생겨보여서 어엇; 함.

젊은 수도사가 가슴에 연필이 꽂힌 채로 대장장이를 찾아가는 씬이 있다.

거기서 젊은 수도사가 대장장이네 초인종으로 장난치는데,

열심히 누르다가 벨튀를 하는 것이다.

그것에 화가난 것인지 기가막힌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대장장이가 초인종을 누르면 전기가 오르게 해놨다.

그랬더니..!! 우리의 젊은 수도사..!!

노크를 한다..!!!!

진짜 이런 뻘한 개그? 같은 게 좋았다 ㅋㅋㅋㅋㅋ

또, 극의 시작.

구텐버그의 친구가 등장한다.

아픈 아기에게 약을 먹였지만... 그 약은 아이약이 아니고 '아이셔'였다..!

이거 외국에서는 어떻게 개그를 쳤을지 조금 궁금해지는 대목이었다.

아무튼 비극적이었으며, 왜 그 시대에 아이셔가 있었는진 모르겠지만 뻘하게 웃겼다.

극의 후반.

수도사한테 연필이 박혔음에도,

스스로 연필을 빼낸 젊은 수도사.

"아니! 그거 혼자서는 못 뺄 텐데! 그거 설정 붕괴야!"

하면서 기막혀하는 수도사이자 버드가 웃겼다 ㅋㅋㅋㅋㅋ

중간에 앙상블 모자가 주르륵 나오는 때가 있다.

그 중 하나, 검정색 모자가 안무가 끝난 후에 뒤집어져 있는 것이다.

버드였던가.

그 친구(모자)한테 너 혼자 그렇게 뒤돌아 있으면 어떡해! 너때문에 다 망쳤어! 하고 씅내는 게 웃겼다 ㅋㅋㅋㅋㅋ

 

 

뮤지컬에 대한 설명도 친절하게 해줬다.

인터미션이나 이야기에 들어가는 장치들, 그리고 왜 이런 것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주인공과 히로인, 그리고 악역이 분명하게 설정되어 있으며

그것이 자극적이지 않았다.

뮤지컬 입문할 때 봐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구텐버그는 인쇄기를 발명해, 사람들에게 글을 알려주려고 했으며,

수도사는 글을 자신이 독식해 마을을 지배하려고 하고,

헬베티카는 구텐버그를 사랑하며, 수도사의 꾐에 넘어가 인쇄기 초안을 망가뜨려버리고,

젊은 수도사는 수도사에게도 선한 마음이 있다며 그를 믿어준다.

각자의 역할이 뚜렷해서 스토리를 이해하기에는 쉬웠다.

중간에 나오는 꽃을 파는 소녀가 왜 이렇게 유태인을 싫어하는지에 대해선 다뤄지지 않았던 것 같은데, 그냥 시대배경상 그런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다.

만들어진 후로 시간이 꽤 지난 극이라서 그런지,

조금 구식? 개그라고 느껴지는 것들이 많았다.

옛날 미국 코미디쇼에서 좀 많이 보였던 스타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정공법으로 사람을 웃기게 하는 그런 게 있었다.

배우의 역량이 정말 중요한 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맡은 배역이 계속 바뀌는데, 그에 맞는 연기를 곧바로 해내는 것에서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극이 끝나고 짐을 맡겨놓은 사물함으로 향하는데, 캐보가 바뀌었다고 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찍어왔다!

마지막 즈음에 캐릭터들 연기하다가 배우들이 자신들이 하는 일이 괜찮을까 하면서 잠시 감상에 빠지는 시간이 있었다.

우리가 빛을 볼 날이 있을까.

모두가 하는 그런 걱정에 빠져있고, 극의 마지막을 향해가가는 그때!

어떤 감독?이 나타나서 더그버드가 보여준 극으로 공연을 올리자고 발언한다!

객석의 조명이 밝아지고, 뒤에서 사람이 일어나서 발언하는데

정말 재밌는 연출이자 장치라고 생각했다.

맨날 저 위치에 앉아계시는 건지.

만석이어도 그분을 위한 자리 하나는 빼놓고 있는건지 좀 궁금했다 ㅋㅋㅋㅋ

더그버드가 열심히 만든 극이 성공해서! 캐보가 바뀐 건가 싶었다.

어우, 청년들.

저렇게 꾸며입으니까 정말 훤칠하다.

끝내고 나와서 J님과 P님과 같이 이야기를 나눴다!

J님도 1회차 그냥저냥 봤는데 2회차는 좀 더 재밌게 봤다고 했다.

나도... 2회차를 보면 더 깔깔 웃을 수 있을까?

그런 궁금증이 들었다.

시간이 없어서 보러가진 못하지만,,,

그리고 왜 연필을 스스로 못 빼내냐고 물어봤더니

연필이란 게 결국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사람의 권력이라서 그렇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생각보다 deep하게 설정된 것을 듣고 o0o..!!!! 상태가 됐다.

이런 숨은 장치에 대한 해석을 듣는 건 언제나 좋은 것 같다.

구텐버그에서 사람들이 처음부터 웃지 않아도 웃음과 재미를 주기 위해, 그리고 본인들의 꿈을 위해 포기하지 않았던 더그버드처럼,

우리도 원하는 것이 있다면 한 번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이 들었다.

기회는 언제 올지 모르는 거니까!

 

 

지금까지 뮤지컬! 구-텐~버그!

후기였습니다.

이거 시그니처 자세를 봐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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