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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책, 소설

[20210528 완독]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시체가 있었습니다.

by ble_post 2025.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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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21년 6월 3일에 작성됐습니다.

 

 

첫번째로 후기로 쓸 책은 바로 최근에 가장 흥미롭게 읽은 '옛날 예적 어느 마을에 시체가 있었습니다.' 이다! 작가는 아오야기 아이토!

독서모임에서 읽기로 한 책 두권 중 한권이다. 내가 참여한 독서모임에서는 두 권중 한권만 읽으면 되는데, 나는 독서모임을 빙자한 책구매가 하고 싶었던거라 두 권 다 구매해서 읽었다. 다른 한 권은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다. 이것도 조만간 후기 올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무튼 이 이야기를 한 이유는 독서모임에서 아무도 이 책을 읽지 않아서 아쉬웠단 이야기가 하고 싶었다.(다들 우빛속을 읽었다. 슬프다.) 이 책... 생각보다 진국인데 말이다. 한편으로는 일본 소설이 익숙하지 않으면 조금 어색하게 다가올 수도 있을거라 생각한다.

<< 독서모임에 올렸던 감상문>>

[05.29 완독]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시체가 있었습니다.

엄지 동자의 부재 증명 / 꽃 피우는 망자가 남긴 말 / 도서 갚은 두루미 / 밀실 용궁 / 먼바다의 도깨비섬 / 꿩은 도깨비섬으로 향한다

처음에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전래동화를 꼬아봐야 얼마나 꼬을 수 있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솔직히 다들 이 생각 한 번쯤은 해봤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생각은 첫 번째 단편을 읽을 때까지만 해도 유지되고 있었다. 오히려 이거 너무 뻔한거 아니야??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두 번째 단편을 읽고 생각을 싹 바꿨다. 아니.. 이게.. 이게 이렇게 될 수 있는거야..?라는 생각이 강해졌다. 그 뒤의 단편들도 같았다. 우리가 아는(비록 일본의 것이지만, 우리에게도 어느 정도 친숙한) 전래동화에서 이 정도의 내용을 뽑아낼 수 있다고..? 감탄했다. 작가가 천재인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 도서 갚은 두루미의 연출이 정말... 대박이었다. 몇몇 작품에서는 아무 생각 없이 봤던 대사나 행동이 뒤에 크게 펑! 하고 터지는 걸 보고는 한동안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이 작가.. 정말 구성을 치밀하게 했구나.. 그저 감탄만 했다. 책도 생각보다 무난하게 잘 읽혀서 좋았다. 동화책을 읽듯이 줄줄줄 읽히는 느낌이 좋았다. 가장 추리 소설다운 면목을 보인 것은 밀실 용궁이며, 가장 인상 깊었던 단편은 꽃 피우는 망자가 남긴 말이다. 각 단편의 제목도 잘 지었지만, 이것을 모두 아우르는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시체가 있었습니다 도 정말 잘 지은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독서모임에 참여하면서 읽은 세 권의 단편집은 전부 단편의 제목 중 하나를 대표하는 제목으로 정했기 때문에, 단편의 제목이 아닌 다른 제목으로 지은 것이 더욱 마음에 들었다.(물론 이건 다른 세 권의 단편집과는 다르게 테마를 가지고 모아둔 단편집이라 이런 제목을 지을 수 있었을 거란 생각도 든다.) 이 단편집을 읽으니 이 작가가 쓴 다른 책 '하마무라 나기사의 계산 노트'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뒤에 역자가 적은 것을 보면 11권까지 나와있다고 해서 도전할 수 있을지 걱정이지만.. (정발이 나왔나부터 찾아야 하지만) 그만큼 매력적인 이야기를 쓰는 작가였다.

이 이후는 스포를 겸한 감상입니다.

일단 단편마다 마음에 드는 부분이 하나 있었는데(첫번째 단편은 별로였다. 이건 개취! 개인의 취향!) 꽃 피우는 망자가 남긴 말은 정말.. 정말 너무 좋다. 이 이야기가 너무좋다. 할아버지의 두번째(로 작중 내에서 맞이한) 개 지로가 주인공이며, 여기선 할아버지가 죽는다. 지로는 할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한다고 했다. 사실 짚신이 집을 향하고 있었다는 문장을 읽을 때부터 어라? 싶긴 했는데 정말 할머니가 범인이었고... 지로가 밭에 파묻은 것도 독초였다는 사실이 너무... 오졌다. 정말 강아지가 똑똑했다. 이게 정말... 작가가 서술하는 방식이 대박이었다. 위에도 썼지만 구성을 정말 열심히 짰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서 갚은 두루미는 단편 자체로 연출을 했다는 지점이 너무 좋았다. 이건 직접 경험해보면 좋겠다. 어찌보면 에게? 이걸로? 할 지도 모르지만 나는 너무 좋았다...

밀실 용궁도 꽤나 이야기가 잘 짜여져있었다. 이런 복수극이? 가능하다고? 그 뒤의 용궁의 상황도 궁금하지만 이제 용궁 안을 확인할 수 있는 주인공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단 게 아쉽다. 부디 계속 그곳은 평화롭기를. 여담이지만 사계절의 방이 전부 있는 용궁이라니.. 나도 가보고 싶다. 벚꽃이 화사하게 핀 나무 아래에서 평화로운 기분을 만끽하고 싶다. 하지만 그곳에 벌레가 있다면 안가도 된다.

먼바다의 도깨비섬. 이건 스릴러에 가까웠다고 생각한다. 다뤄지는 것은 도깨비 몰살에 관한 내용이었지만... 검은 도깨비가 사실은 인간이고 검은 도깨비였던 이유는 숯이었나 검댕을 온몸에 바르고 지냈던 거였기 때문이라니... 그래서 사람과 접촉하는 걸 싫어했다니.. 아 이런 소소한 설정이 뒤에서 펑펑 터지는 게 너무 좋았다.

아무튼.. 이 책은 누군가 읽고 나와 덕톡을 해주면 좋겠다. 꽤나 정말 마음에 들게 읽었던 책이다ㅠㅠ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읽었었다.

되게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끝내는 기분인데 내가 기록용으로 적는 거니까 아무렴 어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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