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후기/책, 소설

"네? 다른 세계로 간 것도 모자라서 개끔찍 회사에 출근까지 해야 한다고요?" 웹소설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145화까지

by ble_post 2025. 2. 3.
728x90
반응형

 
모른체하고 싶어도 계속 쳐다보게 되는 장르가 있나요?
저에게는 있습니다.
바로 '괴담'이죠.
 
텍스트만 있는 것도 일정 분량 읽으면 덜덜 떨며 핸드폰 화면을 끄면서도, 괴담이란 장르에 금이라도 심어진 것처럼 주기적으로 찾아보게 됩니다. 미지에 대한 호기심과 공포가 비슷하게 존재한다고 할 수 있겠네요. 사람은 실제로 알 수 없는 것에 대해서 크게 매력을 느낀다고도 하니 말이에요. 저도 그런 경우인가 봅니다.
 
그런 저에게 무시할 수 없는 소식 하나가 들어옵니다.
데못죽으로 유명한 백덕수 작가님께서 신작을 내셨는데 그 주제가 '괴담'이라는 소식이 말이죠!
괴담을 좋아한다고 하는 사람이 어떻게 안 볼 수 있겠어요.
바로는 아니지만 20화 무료라는 소식을 듣자마자 카카페로 달려가서 감상했습니다.
 
기다무로 하나씩 보다가, 100화 넘으면.. 아니 200화 넘으면 쭉 봐야지... 하고 기다리던 나날.
G님이 괴출 같이 봐달라고 이용권을 소매넣기 해주셔서 토요일 새벽까지해서 따끈따끈하게 전부 감상하고 왔답니다!!
 
 
그 감상!
이제 시작합니다!
 

 
 
조금 당황스러운 표지의 웹소설.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내 주변 사람들도 수근수근하게 만든, 파격적인 표지였다.
 
괴담을 주제로 했는데, 표지도 저렇게 파격적이다?
(심지어 제목까지 출근해야 한다는 파격적인 말이 적혀있다!)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을지 기대가 돼서 당장 보러 갔다.
 

여기, 주인공 김솔음이 있다.
그는 평범한 사회인(추정)이고, 자신이 푹 빠진 장르(괴담 세계관)의 팝업 스토어에 굿즈를 구매하러 왔다.
그것도 다른 굿즈는 다 구매하고, 저번에 품절됐던 굿즈만 사기 위해서!
그정도로 괴담 세계에 푹 빠져있던 솔음은 굿즈 계산을 마친 후에 어떤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팝업스토어를 서성거린다.
바로 룰렛 돌리기!
1등부터 7등까지 각종 상품이 걸려있다.

사회인 체면때문에 고민하던 솔음을 직원분이 발견하고, 솔음은 룰렛을 돌리는 것에 성공한다.
그리고 당첨된다. 무려.... 1등에!!
그렇게 기뻐하기도 잠시.
캐릭터 만들기를 통해 배정받은 '백일몽주식회사 현장탐사팀 김솔음사원'.
그것을 소중하게 대해달라는 직원의 말에 긍정의 말을 표했으나, "거짓말."이라는 소리와 함께 시야가 바뀐다.

현기증과 함께 눈을 뜨면 그곳은
백일몽 주식회사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 장소!
솔음은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 했지만 꼼짝없이 그대로 신입사원들과 한 공간에 갇힌다.
그리고 마주하는 지하철 내부. 플랫폼에 내린 사람들을 끔찍하게 살해하는 미지의 것.
모두가 경악하는 가운데, 솔음은 어둠탐사기록에 적혀있던 괴담을 떠올린다.
우여곡절 끝에 주변 동료들을 설득하며, 무사히 밖으로 빠져나가고.....
그렇게 그의 파란만장한,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개끔찍 회사의 고군분투기가 시작된다.

 
 
여기까지가 프롤로그 스토리라고 보면 되겠다.
굉장히 재밌게 145화까지 읽었다.
 
 
괴담에 들어가는 만큼 목숨이 10개라도 모자란 순간들이 생기고, 회사에서도 상사때문에 식은땀 흘리는 부분들에서 주인공에게 안쓰러운 마음이 들 지경이었다. 어떻게.... 하나 겨우 넘어가면 더 큰 게 하나 터지고.. 큰 거 해결해서 좀 평화로워지나 싶으면 상상도 못한 일들이 터지는지....
내가 최근에 가장 안쓰럽게 봤던 주인공은 리제로의 스바루 뿐인데, 걔는 그래도 죽으면 다시 돌아가기라도 하지.. 여긴 한 번 죽으면 끝이지 않은가.... 참 기구한 인생의 주인공이다..
 
 
또, 나는 브라운의 착한 친구를 기차 사건을 해결하자마자 커터칼로 반갈죽 내놓을 줄 몰랐다...
그리고 솔음이를 브라운이 데려가서 인간과 인외의 우정을 다룰 줄도 몰랐고....
브라운 스튜디오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외계인의 존재가 이자헌일 줄도 몰랐고,
브라운을 다시 소환하기 전에 재난관리국으로 보내질 줄도 몰랐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뒤에 가면 외계인에 대한 정보도 풀리겠지?
그러리라 믿는다.
 
 
세광고?에서 류재관과 다시 만났을 때 몹시 즐거웠는데...
이제는 아예 동료로 같이 일하게 됐다.!
다른 부서도 체험하고 오는 것으로 결론났지만..... 류재관과 이렇게까지 엮인 솔음이다.
아마 구조반으로 가겠지..
류재관이 있는 현무팀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그리고 몇 번 더 류재관과 많은 동료들, 그리고 더 많은 민간인을 구해내면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겠지.
...그다음 스파이란 사실을 들키건 들키지 않건 어느 순간 사라질 것이고 말이다.
나는 처음 류재관에게 구라치는 솔음을 보면서 이 업보 스택을 어떻게 갚으려고...? 생각했는데, 룩키마트에서 바로 그 업보를 청산할 정도로 류재관을 챙겨줘서... 이 둘의 관계가 어디로 향할지 너무 기대된다 ㅋㅋㅋㅋㅋ
솔음이가 스파이인 것을 알게 된 후의 류재관 반응이 너무 기대된다!
 
류재관이 이렇게 비중있게 다뤄지기 전에는 이자헌이 좋았다.
지금은... 류재관이 제법 호감도가 높아져서 ㅋㅋㅋㅋ 내 최애캐가 누가 될지 몹시 기대하고 있다!
그러니까 나는 이 미친 회사에서 그나마 기준이 명료하며, 책임감이 있었기에 이자헌에게 마음이 쏠렸던 것이지.... 진정한 취향은 이미 선을 위해서 자기희생을 하면서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최애가 류재관이 되지 않을 순 있으나, 재난관리국에서 나오지 않을까 하는 높은 기대를  품고 있다.
 
캐릭터 이야기를 좀 더 적어보자면 백사헌이 참... 억까 당하는 세계관이라고 생각한다.
솔음이가 입사수석이 되면서 그의 인생이 꼬이게 된 것이 아닐까??
원래라면 네임드로까지 잘 나갈 친구였는데, 지금은 일반팀에서 겨우 살아가는 느낌인 것 같으니 말이다..
(+살인산장에서 죽을 뻔 하기도 하고. 나 이때 솔음이가 도끼들면서 연쇄살인마 한다고 했을 때 기절할 뻔했다.)
이번에 '재난관리국에 정보를 파는 것도 아니고.' 내면묘사보고 ㅋㅋㅋㅋㅋㅋ 
아.... 사헌이는 팔자가 진짜 제대로 꼬였구나... 했다.
솔음이랑 사헌이가 붙으면 정말 재밌는 대화가 오가는데 그중에서 솔음이가 진짜 광기에 차있다고 느꼈던 건 세광고 진입 전, 백사헌의 방문을 노크하는 부분이다.
백사헌이 노크하면 들어오라는 허락 후에 들어오는 것이 맞지않냐고 이야기하니까, 그대로 문 닫고 나가서 똑똑. 똑똑. 똑똑. 똑똑. 똑똑. 반복한 것이 진짜........ 소름돋았다. 나는 룸메가 이렇게하면 진짜 안 엮이려고 할 것이다. (사헌이도 안 엮이려고 하는데 솔음이가 찾아와서 어쩔 수 없이 엮이는 느낌. 물론 당하는 것의 대부분은 자업자득인 면모가 있다.) 그 후에 백사헌이 들어오라고 외치니까, 정말 비효율적으로 산다는 대사를 보고..... 아, 진짜.... 솔음이는... 건드리면 안 되는 사람이구나 <- 라고 느꼈다 ㅋㅋㅋㅋㅋㅋㅋ
 
 
 
괴담출근의 좋은 점을 전부 적기 시작하면 구구절절 말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최대한 줄여서 쓰고 있다.
일단 진행이 굉장히 빠르다. 한 에피소드가 길어도 10개 안에서 대부분 마무리 된다.
난 이 지점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내용이 알차게 느껴지는데, 분량으로 치면 몇 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 또 작가님의 역량을 느꼈다.
늘어질 수 있는 부분을 쳐내는 것을 굉장히 잘하신다고 생각했다.
 
다루는 괴담 역시 어디선가 본 적 있는 것들이었다.
그래서 좀 더 친근감 있게 느껴졌다.
 
또! 괴담의 특성상 잔인한 묘사들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이 묘사의 수위를 조절하는 키포인트가 '주인공이 쫄보 속성'이라는 것이다.
모든 것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는 주인공이라고 생각해 보자. 우리에게 필터링 되지 않은 잔인하고 폭력적이며, 기괴한 것들이 디테일하게 다 전달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의 김솔음은! 쫄보다! 그리고 우리는 솔음의 시점에서 그 세계를 관찰하고 있다. 그렇기에 그가 보지 않은 것들은, 보통 화자가 뒤바뀌지 않는 이상은 보지 못한다! 우리는 그렇게 가장 아슬아슬하게 멘탈에 직격타 맞을 장면들을 '솔음이 고개를 돌리고, 눈을 감으며' 피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가볍게 볼 수 있는 소설은 아니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 즐겁게 감상할 수 있을 수준에서 멈춰준다.
 
또, 이 작품을  편하게 볼 수 있는 건... 솔음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움직인다고 하지만 최대다수의 생존을 위해 항상 노력한다는 것이다... 재관국에 어울리는 인재지만, 그가 필요한 건 소원권이니 백주사에 있을 수 밖에 없는 게 참 안타깝다.
 
 
사실 이렇게 재밌어보이는 작품은 좀 오래 묵혀뒀다가 300화 이상 쌓이거나 완결이 날 즈음에 가서 읽는데.... 지인의 소매넣기가 너무 기쁜 나머지 너무 빠른 시기에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 그래도 후회는 없다. 정말 즐거웠으니까....
이제 다시 200화 나올 때까지 안 보고 버텨보려고 한다.
안 그래도 얼마 전에 데못죽 정주행을 시작해서, 그거 완결까지 달리면 될 것 같다.
 
 
평소에 괴담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웹소설에 맞게, 술술 읽히도록 작가님이 잘 써놨기도 하고 말이다.
서술트릭 보는 재미도 있고.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자면... 김솔음은 절대 쫄보가 아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