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2022년 8월 27일에 작성 됐습니다.
블챌에서 이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고 말한 적이 있을거다.
그로부터 한달? 두달이 된 거 같은데 드디어 다 읽었다.
요근래 책을 하나도 안 읽다가 드디어 다 읽게됐다. 긴 시간이었다.

이 책을 사게 된 이유는 슬슬 더워질 무렵, 괴담이 읽고싶어서였다.
그런데! '7월에 흐르는 꽃', '8월은 차가운 성'을 구매했는데 배송지연이 된다는 것이다.
괴담을 읽고싶다는 욕망이 너무 컸고, 이 감정이 사라지기 전에 사야해! 하는 일념으로 e북을 구매했다. 바로 읽기 위해서!
나는 작년 여름에 미쓰다 신조의 '괴담의 테이프'를 굉장히 재밌게 읽었다.
그렇기에 책 배송까지 남은 시간 동안 누구의 작품을 읽을지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이 작가가 쓴 건 재밌을 거 같다! 이 작가가 쓴 건 묘하고 오싹한 분위기가 나지 않을까?! 하고 구매했고...
내 올해의 괴담책은 다 실패했다...
무섭지..않았다. (주관적인 감상)
그래도 흥미로웠다.
비록 괴담의 테이프같은 느낌을 얻지 못했지만 다음에 미쓰다 신조의 다른 작품도 찾아봐야지.
아무튼 다시 일곱명의 술래잡기 이야기로 돌아오자.
이야기의 시작은 한 자살방지를 위한 '생명의 전화'에 걸려온 한 통의 전화에서 시작된다.
자살하기 전 일주일동안 매일 한명씩 다른 사람에게 전화하고 있다는 남성의 전화다.
그 전화를 받은 봉사자는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주었고, 남자는 주절주절 이야기하다가 내일도 이 장소에서 전화를 해서 전화받는 사람이 없으면 죽을거라는 이야기를 하고 통화는 끝난다.
봉사자는 이 전화에 불안을 느끼고, 다른 담당부서에 연락을 해서 그 남자를 찾아달라고 한다.
직원이 도착해서 마주한 것은.... 기묘한 사건현장이었다.
그 사건으로부터 전화를 한 남성, '다몬 에이스케'의 소꿉친구들이 차례차례 죽어나간다.
굉장히.. 호러와 미스터리를 잘 섞어놓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둘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나이지만 그런 감상이 남았다.
미스터리는 합리적인 이야기입니다만, 호러는 부조리한 것을 다루니까요.
-일곱명의 술래잡기-
이런 문장이 책에 나왔지만 역시 잘 모르겠다. 둘의 구분을..
그냥 무서우면 호러라고 불러온 자의 한계려니...
잘 생각해보면 미스터리는 주로 살인사건과 관련된 이야기고, 호러는 주로 귀신들이 일으키는 것들이었으니 어느정도 이해가 되는 것도 같다. 결국 살인 사건은 인간들의 이해관계에서 일어난 것이고, 귀신들의 한때문에 일어난 것은 원한을 가진 자가 만들어낸 사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코토리바코같은 것만 생각해도 약자라는 이유로 죽어야 했던 한은 결코 작지 않을테지.)
그 나라가 무서워하는 귀신은 결국 그 나라의 약자들과 연관되어있다는 것과도 일맥상통하리라. (ex: 한국의 처녀귀신)
처음에는 괴담관련된 것인줄 알았다.
다~레마가 죽~였다.
라는 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고 했기 때문이다.
한치의 의심없이 괴담인줄 알았는데 조금 미스테리한 살인사건이야기였다.
이야기를 들으면 아기의 혼령이 개입을 한 것같은 연출도 있지만... 괴담이라고 분류하기에는 너무 약했다.
인간에게 재앙을 가져오는 물건은, 간혹 초반에 지나칠 정도의 행운을 가져오는 경우도 있지.
-일곱명의 술래잡기-
일본 괴담이나 여타 괴담을 보면 과거에 그 가문에서 신성시 여겨지던 것이나 좋다고 소문난 물건이 오히려 이상한 기현상의 중축에 있던 적이 있다. (기억에 의존해서 쓰는거라 끼워맞추기 중일 수도 있다. 여기저기 본 게 많아서 기억이 합쳐진 걸 수도.) 그렇다면 그 물건은 애초에 사람의 모든 운을 빨아들이는 물건이 아닐까 생각했다. 처음에는 사람의 행운을 빨아먹은 후 증폭시켜 좋은 일이 일어나게 해주다가, 더이상 빨아먹을 게 없어지면 불운까지 빨아들여 그 불운을 증폭시키고 그 가문의 망함과 미래의 불길한 물건이 되는 것 아닐까하고 말이다.
다루마 신사의 다루마 역시 그런 게 아닐까. 중국에서 가져온 물건을 일본에서 신이라고 받드는 것부터 기괴하다고 풀풀 내풍기고 있지만 말이다. 원래부터 좋은 물건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 누군가의 액운을 나눠가지려고 가져온 것은 아닐까? 이부분에 대해선 자세히 나오지 않아 안개에 둘러싸여있다.
다루마신사와 이것저것 관련된 이야기가 계속 나온 가운데 범인 자체는 그와 별로 관련이 없는 사람이었다. 아예 없다고 할 순 없으나, 내 기준에선 좀 동떨어진? 인물이었다. 다루마 신사에서 놀던 주인공 일행과 그 일행과 놀았던 꼬맹이. 그 꼬맹이가 다레마 가문에게 납치를 당하고, 실종된 후에는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주인공 '하야미 고이치'의 친구들을 차례차례 죽인 기이한 존재는 바로 그 꼬맹이의 어머니였다. 오랜 시간을 지나 어머니는 복수를 다짐하고, 그것을 실행으로 옮겼다. 설마 처음에 엑스트라로 나온 줄 알았던 사람이 범인이었다니. 이건 생각하지 못했다.
기대했던 괴담이 아니었단 점은 아쉬우나, 만족하며 읽었다.
범인이 '생명의 전화' 상담원을 너무 단호하게 그만둔다고 하길래 '우와 사건에 필요한 증언을 하고, 현장에 찾아와서 향을 올린 것만으로 규정을 어겼으니 그만둔다고 하다니. 이게 직업정신이란거구나. 짱멋지다.' 했는데, 또 다른 이유가 있었던거였다. 그래 사람을 죽음에 몰아넣었으면서 다른 사람의 자살을 방지한다는 게 아이러니하긴 했겠지. 그것이 아니더라도 평범한 사람이었으니 모든 복수를 마친 후에는 경찰에 찾아가 자수하려는 생각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님 그 자신 역시 자살을 선택하거나. 이러나 저러나 봉사는 계속 할 수 없으니 그리 단호한 게 말한 것이 아닐까 한다.
지금부터 집필할 작품이 두 모자에게 진혼을 바치는 작품임과 동시에, 한 살인자를 고발하는 작품이 되리라는 것을.
일곱명의 술래잡기
이 책을 더욱 마음에 들게 만든 것은 마지막에 나오는 이 문구이다.
단순히 소설이나 누군가의 죽음을 기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경찰이 미처 밝히지 못하는, 이게 진실인지 허구인지 알지못하는 그 모호한 경계 속에서 누군가는 이 작품의 정확한 의도를 알게 만든 것이 너무 좋았다.
평범한 독자들은 작가가 픽션에 이러한 장치를 넣은거라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그 지역에 살았던 사람이나 다레마가문에 알고있는 사람이 이 책을 본다면 이것은 논픽션이 되는 것이다. 그 부분이 정말 재밌다고 생각했다.
물론 나에겐 그냥 작가가 이 책에 장치한 장치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상상의 재미를 주는 책이다.
읽다가 남긴 메모가 재밌어서 여기다가도 올려본다.
나는 정말 처음에는 의심없이 귀신의 짓인줄 알았다 ㅋㅋ




지금보니 이 적막은 범인의 망설임을 나타낸 게 아닐까 했다.
지금이라도 그만두면 어쩌면 자신은 도망칠 수도 있고, 들키지 않을지도 모르니까.
결국 멈추지않는 길을 선택했지만.
마지막에 남자중학생 3명을 납치해 간 엔카쿠 다카아키의 행동에 대한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부분은 작가가 정하지 않아서 그냥 절벽 밑으로 떨어뜨리고 행방을 묘연하게 만들어 버린거 아니야? 라는 의문이 떠올랐다.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괴상한 성적취향이나 개인적 기호에 의한 그런 것보단 좀 더 구리구리한 이유라는 느낌을 주고싶은데, 정확하게 정해버리면 어떤 사람들은 오히려 그런 기분을 못 느낄테니 말이다.
그래서 싱겁게 끝내버린 게 아닐까 한다. 나한테는 너무나도..싱거웠지만.
이 이후의 작품에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 좋겠지만 작가의 모든 작품을 읽기는 어려울테니 계속 미스터리로 남아있겠지.
그냥 여기서 끝날 이야기일 가능성도 크고 말이다.

이것도 감상이 재밌어서 가져와봤다.
술래잡기라는 게 주인공과 그의 친구들, 그리고 요시히코와의 놀이를 나타내는 거일수도 있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이것은 엔카쿠 다카아키를 쫓는 일곱명의 술래가 생겼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술래'잡기'가 아닌 '술래'잡기인거다. 이 책의 시작은 과거 엔카쿠 다카아키가 저지른 일에서 시작한 일이니까 말이다. 억울하게 죽은 혼이 다음에는 엔카쿠 다카아키를 노리기를.
'후기 > 책,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추천] 돌이킬 수 있는 (0) | 2025.02.04 |
---|---|
"네? 다른 세계로 간 것도 모자라서 개끔찍 회사에 출근까지 해야 한다고요?" 웹소설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145화까지 (0) | 2025.02.03 |
[2021. 11. 17 완독] 살육에 이르는 병 (0) | 2025.02.02 |
[20210829 완독] 당신들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 (0) | 2025.02.02 |
[20210520 완독]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 (0) | 2025.0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