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23년 3월 21일에 작성 됐습니다.
오랜만에 영화를 봤다.
바로 '날씨의 아이'!

신카이 마코토의 영화를 보는 것은 굉장히 오랜만이다.
이 감독의 영화는 '너의 이름은.'을 실시간으로 본 이후로 쳐다도 보지 않았다가 몇 년만에 즉흥적으로 보게됐다.
아마 스즈메의 문단속이 이번에 개봉하면서 이 감독의 작품에 흥미가 생긴 것이리라 생각한다.
(잘 생각해보니 너의 이름은.을 감상하고 1~2년 후에 언어의 정원을 봤던 게 생각났다.)
작화는 좋다. 캐릭터 작화는 투디 그림의 정석지만 배경 작화만큼은 끝내준다.
이 감독의 배경작화는 정말 감탄을 자아낸다.
그리고 이 아름다운 광경을 볼 때마다 이전에 보았던 인터뷰 캡쳐가 떠오른다.
원화가들이 열심히 칠해놓은 배경을 블러처리로 눌러버릴 때가 제일 좋다고. 이거 듣고 정말 극악무도하고 실무가에 대한 배려가 하나도 없다고 느껴서 비호감 감독이었다. 그리고 이 감독의 너의 이름은.을 보고 여캐다루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또한 별로였고...
그래서 날씨의 아이도 별로 볼 생각이 없었는데 그냥 눈에 보이길래 틀었다.

가출해서 도쿄에 도착한 소년 '모리시마 호다카'. 아르바이트 자리를 헤매며 매일 간신히 끼니를 떼우던 도중,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는 '아마기 히나'와 만나게 된다. 히나가 준 햄버거로 16년 인생 가장 맛있는 식사를 하게 된 후, 배에서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스가 케이스케'를 만나러 간다. 그곳은 미스테리 기사를 쓰는 곳이었고, 호다카는 막내로 들어가게 된다.
호다카가 그럭저럭 바쁜 일상에 적응해 갈 무렵 모텔에 끌려들어가는 히나를 발견하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 도망치다가 사고를 친다. 바로 전번에 길에서 주웠던 총을 발포한 것이다. 히나를 모텔로 데려가려던 업자들이 벙쪄있는 사이, 그 둘은 어느 폐건물로 도망친다. 거기서부터 둘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히나는 호다카에게 자신이 '맑음 소녀'임을 밝힌다. 호다카는 부모님을 잃고 남동생과 함께 살고있는 히나에게 '맑음 소녀'를 이용해 돈을 벌자고 한다. 그렇게 호다카, 히나, 그리고 남동생인 나기는 트리오가 되어 하루종일 비가 내리는 도쿄에 작은 햇살을 선물한다. '맑음 소녀'의 힘은 여지없이 힘을 발휘해주었고, 그것이 소문이 나서 끊임없이 일이 들어오게 된다.
하지만 히나 역시 사람인지라 지쳐보였고, 마지막 의뢰를 받고 잠시간의 휴식기를 가지기로 했다. 그들의 휴식기에는 운이 따라주지 않았지만. '맑음 소녀'의 힘을 쓰면서 투명해지는 소녀가장인 히나와 가출청소년 총기소지범인 호다카를 경찰들이 잡으려고 하는 것이다. 셋은 잡히지 않게 도주한다. 그러나 그리 희망적이진 못했다. '맑음 소녀'는 제물로 선정된 무녀와 같았다. 호다카는 히나에게 가지말라고 했지만 히나는 하늘로 끌려가버렸다. 그리고 기적처럼 도쿄에 내리는 비가 그쳤다.
호다카는 이 사실을 인정하지 못했다. 히나를 찾으러 가기위해 꽤 많은 길을 뛰고, 경찰과 부딪히고... 그렇게 히나를 데리고 내려왔다. 도쿄에는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호다카는 경찰에 인수되어 고향으로 돌아가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보호 관찰 처분을 받게된다.
3년 후, 호다카는 졸업을 하고 히나를 만나기 위해 다시 도쿄로 가게된다. 히나를 다시 데리고 온 날부터 그치지 않는 비에 도시의 대부분이 잠겨버린 도쿄로 말이다. 도쿄에 돌아가 지난 의뢰인도 만나고, 한 때 신세를 졌던 스가 케이스케와 만난 후에 마침내 히나와 재회한다. 그렇게 영화는 끝난다.
...중간생략을 좀 했지만 대충 이런 스토리였다. 아닐시 저보다 영화를 더욱 멋지고 끝내주게 감상한 것이니 넘어가주길.
(스토리를 본지 얼마안됐는데 좀 긴가민가해서 회색처리했다.)
연출을 힘쓴 느낌이 있긴했지만... 썩 그리 감동적이진 않았다. 결국 남주 한 명의 행복으로 도쿄는 물에 잠기고, 다른 사람들은 일상을 빼앗기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작중에 '옛날로 돌아간 것이다.' 라는 대사가 있지만... 석연치 않다. 결국 재해를 멈추지 못한 것은 맞으니까. 네이버 영화 감상평에 사건의 해결을 위해 한 명을 희생해야하는가? 그것에 대한 비판이다. 이런 느낌으로 적힌 덧글을 본 것 같은데.... 그것도 맞는 말이긴하다. 하지만 좀 더.. 영화니까? 비도 멈추고, 여주도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길 바랐을 뿐이다. 좀 더 희망적인 거 좋지 않은가. 너의 이름은.에서는 여주도 살고, 남주도 살고, 대규모 재난에서 사람을 구해냈지않은가. 막을 순 없어도 희망적인 방법으로 해결을 했었는데.. 이건 그냥 찝찝하게 끝나버린다.
이대로 멈추지 않고 비는 계속 오겠지. 그러면 일본 전체가 잠길지도 모른다. 이 이상기후는 일본에서만 일어나는 것일까? 세계적 이상기후라는 말은 본 기억이 없다. 일본에서만 일어난 것이면 해수면이 높아지지 않을 수 있으니 정말 지금 상태를 유지하면서 지내게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히나가 죽으면 비가 그치게 될까?
날씨의 아이에는 너의 이름은.을 본 팬에게 서비스씬을 주기도 했다. 바로 타키와 미츠하가 등장했기 때문! 분위기를 보면 성숙한 느낌이 물씬 풍겼기때문에 너의 이름은.으로부터 조금 시간이 지난 후가 아닐까 싶다. 너의 이름은.에선 이런 물바다가 된 모습은... 전혀 찾아보지 못했지만...(이것도 본지 오래돼서 기억이 안나는 걸 수도 있다.) 그 세계는 정말 재난으로 가득하구나. 뭐, 현실세계도 이곳저곳에서 자연재해나 재난이 일어나고 있으니 유달리 독특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운석충돌이 일어난 후에 비가 멈추지 않는 세계라니. 쉴 틈없이 사건이 터지는구나 싶었다.
갑작스러운 이야기지만 나는 양갈래캐를 좋아하는데, 히나의 양갈래도 참 좋았다. 절대 평범하게 묶어선 나올 수 없는 스타일로 해둔 것도 좋았다. 그러나..... 왜 15살이죠? 제정신이세요? 그런 애를 데리고 몸 부각시키고 그럽니까? 18살로 속였다 그럴 수 있음! 그런데 그런 애들한테.... 현실이라고 해도 물장사를 할 수 있을 것 같진 않은데~ 대사가 나오는 건 충격이었다. 히나만 계속 목욕가운만 입고 있는 것도.... 아니 뭐, 거의 가족처럼 지낸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아니 그래. 청소년기의 아이들이니 그럴 수 있지.. 그런데 나는 주인공들 선정도 별로였다.. 이렇게 어린 나이대의 애들로 해야했을까.. 그 나이대만이 할 수 있는 생각이나 그런게 있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구..굳이? 이런 어린애들로? 감동도 뭣도 없고.. 걍 철없는 애들이구나 싶고...
히나 나이 속임이 제일...제일!!! 열받아! 그냥 18살로 해주면 안되냐고~ 옆에서 보면 그냥 어린애가 남자 잘못만나서 야반도주하는 이야기 아니냐고..,,..,,... (심지어 남자는 가출청소년에 총기소지!!) 청소년기의 불안정한 생활과 감정, 청춘! 이런 걸 표현..하고 싶었던 걸까. 잘 모르겠다... 내 배움이 부족한 것 같다.
초반에 나오는 물고기 모양의 빗방울 같은 것도 속 시원하게 풀린 게 없다. 그쪽 관련해서 더 풀렸다면 좋았을텐데.... 호다카는 신사를 넘었는데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않은걸까... 차라리 그냥 둘이 같이 운명공동체 엔딩을 냈어도 좋았지않을까.. 무녀는 여자만 해야하는 게 아니라 그냥 그 광경을 본 모든 아이<- 이걸로 해도 되지 않을까... 하여튼 모든 덤터기를 살아돌아온 히나에게 다 씌운 것 같아서 별로다. 자신이 돌아오면서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는 걸 모르진 않을텐데 마음고생 심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히나가 성인이 되는 날 비가 그쳤다. 혹은 '맑음 소녀'의 힘이 사라졌다. 이렇게라도 끝났으면 좀 더.. 괜찮지 않았?을까? 그래 인정하겠다. 내 취향이다. 앞에도 말했듯이 좀 더 희망적이어도 좋잖아?! 맑음 소녀의 힘을 잃었음에도 비가 내린다면 다른 아이가 맑음 소녀가 된 것이니 그리 희망적이지 않을 순 있지만... 하여튼,,,,
아니 적고보니 의식의 흐름 투성이네. 어쩔 수 없다. 걍 개인만족 기록용으로 적는거니까... 이번에 유독 의식의 흐름으로 적은 기분이다. 갑자기 급하게 적은 이유는 조만간 스즈메의 문단속을 보러 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총평은 킬링 타임으로 한 번쯤은 봐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처음에 제목이랑 같이 나온 배경작화가 끝내주게 반짝였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신경써서 연출했단 느낌이 확실히 있긴했다. 그치만 추천..까진? 걍 호기심이 있다면 한 번쯤 볼만하지만 재밌는 걸 찾는다면... 다른 걸 찾아서 보라는 말만,,,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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